헤어질 결심, 넷플릭스 박찬욱 감독 영화 추천

1. 줄거리

최연소로 경감을 단 예리한 육감과 집요함, 그리고 수사 지능을 모두 갖춘 형사 해준(박해일)은 현장에서 발견한 소지품가 몇 가지 단서를 얻고 죽은 기도수의 아내 송서래(탕웨이)를 만나게 됩니다. 남편의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서래가 의심스러운 후배 형사의 말에 해준도 의심과 거리를 두게 됩니다. 하지만 해준은 서래를 감시하고 파헤치는 과정에서 서서히 그녀에게 스며들게 됩니다. 이때부터 형사로서의 해준의 본능적인 촉은 무뎌졌고, 서래의 의도가 무엇이든 해준은 서래에게 완전히 빠져버리게 됩니다. 독거노인 집을 방문하는 간호사 출신 간병인 서래 대신 할머니를 간병하러 간 해준은 서래가 남편을 죽인 범인이라는 증거를 찾게 됩니다. 의심은 마침내 확신으로 변하지만 서래를 사랑하는 해준은 이 사건을 덮어버리고 맙니다. 형사로서 죄책감을 느낀 해준은 서래가 없는 곳으로 멀리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해준의 앞에 180도 달라진 서래와 마주치고 모든 것이 붕괴되는 상황에 분노를 포함한 복잡한 마음을 서래에게 표출합니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 씨>, <박쥐>, <아가씨>에 이어 6년 만에 선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었습니다. 

 

2. 헤어질 결심 결말 해석

넷플릭스 영화 헤어질 결심 결말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남편을 살해한 범인이 서래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해준은 그녀에게 실망했지만, 이미 그녀를 사랑하게 된 해준은 서래의 죄를 덮고 묻지 않기로 합니다. 증거를 모두 인멸한 후 경찰으로서의 의무감을 저버리고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서래와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래는 해준의 통보에서 그의 사랑을 느끼고, 그때부터 서래는 해준을 향한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서래의 두 번째 남편 살인 사건으로 다시 재회하게 된 해준과 서래. 해준은 혼란스럽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고 서래에게 왜 다시 이곳에 왔는지 질문합니다. 서래는 해준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깁니다. 이전에 해준의 집에 방문했을 때, 미결사건을 벽에 붙이고 집착하는 모습을 봤던 서래는 그렇게라도 그의 머릿속에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스스로 미결 사건으로 남으려고 했던 것이죠. 깊은 바닷속에 휴대전화를 빠트려 증거를 인멸했던 것처럼 서래 자신도 영원히 해결되지 않은 '미결'이 되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에는 수많은 미장센이 등장하기 때문에 여러 번 감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감상문

박찬욱 감독은 '어른들의 사랑' 하면 노출이나 자극적인 장면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통념을 깨보고 싶어서 반대로 감정 변화 그 자체에 집중했다고 설명하는데요. 오히려 자극적인 장면이 없었기에 더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어른들의 로맨스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뻔할 지도 모르는 형사와 용의자와의 로맨스가 박찬욱 감독에 의해 신선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묘사되면서 박해일, 탕웨이 두 배우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대작이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볼 수 있듯이, 헤어질 결심에서도 관능적인 연출이 잘 엿보였습니다. 취조실에서 향수를 뿌린 반창고 냄새를 맡는 해준의 모습, 휴대폰을 보면서 서로를 잠깐 마주보는 장면 등 다양한 장면에서 이러한 연출이 나타났습니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두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어딘가 씁쓸했던 감정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