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스포 주의)
초등학교 교사인 주인공 젬마는 남자친구 톰과 함께 집을 구하기 위해 한 부동산에 가게 됩니다. 부동산 중개인은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욘더'라는 전원 마을을 소개해 줍니다. 비현실적으로 똑같이 생긴 여러 개의 주택들이 즐비한 곳인 욘더 마을에 도착한 중개인과 커플. 중개인은 주택 9호실로 젬마와 톰을 이끌고 집을 소개하던 중 갑자기 사라집니다. 처음부터 중개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겼던 두 사람은 차를 몰아 욘더를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방금 들어갔던 주택 9호실 앞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핸드폰 신호는 잡히지 않고, 차의 기름까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9호실에서 하룻밤을 지내기 됩니다. 두 사람은 이 마을에 있는 어떤 집에도 불빛은커녕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상한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젬마와 톰은 다시 욘더를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그 어떤 노력도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때 그들도 모르는 사이 집 앞에는 종이상자가 놓여져 있었고, 그 안에는 아이를 다 키울 때 욘더를 벗어날 수 있다는 쪽지와 함께 갓난아기가 들어있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욘두에 갇혀있는 상태에 부모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 젬마와 톰. 그렇게 시간은 흘러 98일 후 갓난아기는 비현실적인 속도로 자라 소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소년은 그들의 모든 행동과 말을 똑같이 따라 하고 배가 고프면 듣기 힘든 괴성을 지르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여줍니다. 한편 톰은 마당에 있던 흙 일부분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파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톰은 정원의 구덩이를 파는 것이 탈출을 위한 희망으로 여기고 하루종일 일에만 몰두합니다. 자연스레 젬마는 소년의 육아와 교육을 맡으며 톰과 소원해집니다.
멀지 않은 시간이 흘러 소년은 어느덧 청년이 되었고, 젬마는 차가운 어른이 된 아이를 대하는 것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젬마는 매일 외출하는 청년의 뒤를 밟아보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맙니다. 톰은 매일 같이 파온 깊은 구덩이에서 누군가의 시체를 발견하고 놀라 구덩이를 빠져나오지만 반복되는 노동으로 그의 몸은 망가져버렸죠. 젬마는 일어날 힘조차 없는 톰을 부축하고 9호실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9호실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집 안에 있던 청년은 그들을 무시할 뿐이었습니다. 결국 밖에서 초라한 죽음을 맞게 된 톰. 그제야 청년이 밖에 나와 시체주머니에 톰을 넣어 파놓은 구덩이에 가차 없이 구덩이에 던지고 맙니다.
이후 상심한 젬마는 청년을 곡괭이로 내려쳐 보지만 청년은 기괴한 소리와 함께 보도블록을 들춰 그곳으로 도망치게 됩니다. 재빨리 젬마도 그곳으로 들어가 청년을 쫓아가 보는데, 그곳의 광경은 충격 그 자체 였습니다. 바로 욘더의 주택에 갇혀 실의에 빠져있거나 자살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젬마의 몸이 점점 주택의 바닥으로 잠식되면서 다시 9호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톰이 없는 그곳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진 젬마는 깊은 상실에 빠져버리고, 청년은 그녀를 톰과 똑같이 시체주머니에 넣어 구덩이에 던져버립니다. 그리고 청년은 젬마와 톰이 방문했던 부동산으로 가 늙어 죽어가는 중개인의 시체를 처리합니다. 그리고 청년이 중개인이 되어 그곳을 방문하는 커플을 맞이하면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2. 해석
영화 초반에 다른 새들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려 죽이는 새끼 뻐꾸기의 모습이 등장하는데요. 이 장면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결말까지 암시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년은 오프닝에 등장했던 새끼 뻐꾸기이고 젬마와 톰은 새끼 뻐꾸기를 키우는 어미 새이면서 둥지에서 떨어져 죽임을 당한 새끼 새로 묘사됩니다. 그렇다면 비바리움에서는 왜 하필 인간을 새에 빗댄 것일까요? 젬마, 톰, 소년 모두 현대사회의 가장 평범한 가족 구성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안일과 아이를 보살피는 젬마, 밖에 나가 구덩이를 파며 일을 하는 톰의 모습은 전통적인 남녀 역할이 구분되어 있죠. 이러한 모습은 주체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욘더라는 시스템 안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특별한 존재라고 믿고 있지만, 새끼 뻐꾸기가 자기 새끼인 줄 알고 연신 먹이를 주며 키우는 어미새와 같이 자연계의 섭리를 적용받는 새와 똑같은 인간도 동물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를 위해 유리상자 안에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며 관찰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비바리움'을 제목으로 채택한 이유도 결국 영화 속 욘더라는 똑같은 모양의 집이 누군가 정한 기준에 맞춰 순응하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인간이야 말로 비바리움에 갇혀 감시당하며 사는 동물과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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